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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우돌 양PD의 영상생활 1화 - 시작은 미약했지만...

muzikan21 2021. 9. 17.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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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일을 시작으로 영상제작업계에 발을 들인지 7년, 방황한 기간을 빼고 약 5년 정도 영상제작업계에서 계속 일을 하고 있다.

보통의 사람보다 훨씬 더 많이 방황하고 그만뒀다가, 다시 들어왔다가 하다보니 '나는 사회 부적응자인가?' 하는 콤플렉스 같은 것도 가지고 있고, 예민한 성격이라 항상 불안감에 시달린 나머지, 어딘가 풀어낼 곳이 필요했다.

그리고 '일을 하고 있다'기 보다 거의 뭐 이제는 발 돌릴 곳이 없어 '꾸역꾸역 버티고 있다'가 맞는 말이겠지만,

나중의 나에게 도움이 될 무언가를 남길수도 있고, 영상업계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을만한 (나의) 기억과 정보가 있을까 싶어서 글을 시작한다.

 

2014년,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잘 기억이 안난다. 그냥 음악과를 다니다가 중퇴했고, 연예인 보는 재미를 느껴보고 싶었던 것 같은 느낌만 남아있는데, 그냥 무작정 방송PD가 되고 싶어서 방송아카데미에 지원을 했다.

부산 사람이 또 서울에서 살려면 집도 있어야하고, 생활비도 있어야하니 비싼 학원은 다 걸렀다.

그 당시에 국비지원으로 운영되던 학원이 두개가 있었는데 하나는 방송정보국제교육원, 하나는 서울방송아카데미였다. 

비슷한 시기에 선발을 하고 있었고, 둘 다 지원했는데 방송정보국제교육원은 떨어지고 서울방송아카데미는 붙었다.

지금 와서 하는 생각이지만, 좀 더 기다리더라도 방송정보국제교육원을 갔어야했다!(이유는 나중에...)

아무튼 부랴부랴 준비를 해서 서울로 올라왔고, 당장 가진 돈이 한푼도 없었기 때문에 게스트하우스에서 장기숙박을 하며 아카데미를 다녔다.

국비지원 아카데미다보니 알바도 못했고, 나라에서 나오는 훈련비 316,000원 가지고는 생활이 택도 없었다.

4개월동안 집에서 지원을 좀 받고서 수료를 했다.

그리고서 드디어 처음 시작하게 된 나의 첫 방송데뷔작(?)은 EBS 극한직업이었다.

거기는 극한직업을 가진 사람들을 보여줌과 동시에 나도 극한직업이었다.

방송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극한직업을 하는 사람들과 함께 다니면서 연출과 조연출은 카메라까지 들고서 움직여야하는 미친 스케줄을 소화해야했다.

방송 제작 특성 상 촬영기간은 정해져있기 때문에 무슨 일이 있어도 한번 촬영을 가면 그 안에 편집해서 나올 수 있는 모든 소스를 촬영해와야 한다.

그리고 예능, 드라마 같이 많은 인력이 투여되는 작품은 제작비가 엄청나게 많아서 그나마 괜찮지만(그래도 스텝은 힘들다) 다큐멘터리 형식의 방송은 돈도 엄청 짜게 주기 때문에 대부분 스텝의 역할을 연출과 조연출이 모두 해내야 한다.

하필 또 재수없게 외주제작사에서 일을 시작했기 때문에 월급도 80만원, 집에도 못 들어가, 한달에 1~2주는 촬영장에 가 있고, 갔다오면 편집하느라 3~4일은 밤샘하고...

아카데미 다니면서 귀에 못박히게 들은 살인적인 일이라 버텨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현실은 아니었다.

그리고 또 신기하게 방송PD들은 성격이 더럽고 입이 거친 놈들이 많다.

일도 힘들어 죽겠는데 꼭 여러PD가 돌아가면서 카메라 수입 안해놨다고 쌍욕을 하고, 편집 빨리 안한다고 쌍욕을 하고, 편집 해가면 편집 이 따위로 했다고 쌍욕을 하고, 하도 거지같아서 두달만에 잠수를 탔다.

진짜 그땐 잠수타고서 한동안 멘붕+멍해있었던 것 같다.

그러다 또 죽으리라는 보장은 없는지, 아카데미 동기 누나가 자기네 회사에 조연출 구한다고 연락을 줬다.

들어가서는 이번엔 마음 다잡고 잘해봐야지, 이거 하나 못버티면 사회생활을 어떻게 하겠는가하는 마음으로 입사를 했다.

월급은 조금 나아진 120만원, 선배들도 모두 젠틀(요즘 만나는 사람에 비하면 젠틀은 아니지만 방송판에서는 젠틀한)한 편이어서 일하기에도 좋았다.

채널A의 닥터지바고 프로그램이었는데 종편의 정보 프로그램은 보는 사람도 재미없겠지만 만드는 사람도 더럽게 재미없다.

그냥 일이니까 하는거다. 

이때 나의 방송, 영상에 대한 로망은 산산조각이 났다.

아 역시 괜히 공부 열심히해서 좋은 대학 가고, KBS, SBS, MBC 같은 대기업을 들어가는거구나 싶기도 하고, 그런데는 예능도 하고, 드라마도 하고 하고싶은데로 해볼 수 있으니까 좋아보였다.

그런데 웬걸? 닥터지바고 프로그램의 CP가 갑자기 언질도 없이 내가 일하고 있던 제작사를 버리고 다른 제작사에게 일을 줘버려서 모든 인력이 붕 뜬 상황이 되버렸다.(외주제작사의 모든 인력은 기본 프리랜서다.. 프로그램 사라지면 그냥 잘리는 직업...)뭐 그런김에 있을 이유도 없겠다 싶어 SBS 예능국에 FD로 지원을 해서 입사를 했다.

나름 닥터지바고에서 6개월 정도 했다고 금방 뽑아가더라.

(예나 지금이나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데려가는 회사는 조심했어야 한다.)

 

SBS에서부터의 에피소드는 2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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