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다큐멘터리

잉여들의 히치하이킹 - 꿈이 가득한 청춘만 청춘인가?

muzikan21 2022. 3. 27.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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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다큐지.

난 이런 게 다큐라고 생각한다.

'이런 게' 가 뭔지 정확하게 정의되지는 않는데

그냥 날 것 그대론데, 희노애락이 다 있으면서, 흔하게 겪기 힘든 어떤 경험을 가지고, 일상을 살고 있는 나한테 무언가 느끼게 해주는 거? 좀 이상하긴 하지만, 아무튼 그렇다.

 

처음 봤을 때 짜고 치는 줄 알았다.

무일푼으로 유럽여행 1년도 모자라서, 자기들이 제일 좋아해마지않던 밴드의 뮤비까지 찍어주고 돌아온다고? 드라마도 저렇게 쓰면 반칙이지.

그만큼 극적이고 재밌어서 나도 그런 인생을 살아보고 싶었다.

청춘이라면 당연히 그렇게 짜릿한 경험을 하고 새로운 모험을 즐기고 이런 것을 추구해야하는 줄 알았다.

(영화가 그런 걸 종용했다는 말은 아니다. 대다수 시청자는 저 영화를 보고 그렇게 느끼지 않았을까 하는 나의 뇌피셜일뿐...)

 

그래서 열심히 불살랐다. 일도, (일은 사실 불사르진 않았다.) 놀이도, 생활도 뭔가 색다르게 미친 놈처럼 하려고 노력해봤다.

그런데 그게 원래 생겨먹기를 그렇게 안생겨먹어서 그런지 한번씩 제동 걸리는 지점들이 있었는데, 그때부터 나의 고민은 시작되었다.

 

한 때 돈 벌어서 안정된 노후생활을 꿈꾸는 것이 인생의 종착지인 것 같은 시대를 지나서

'아 그런 건 옛날 얘기고 청춘이라면 꿈을 불살라야지!' 하는 시대가 되었는데, 도무지 난 돈을 벌고 싶은 생각도 딱히 없고 그렇다고 거대한 꿈을 꾸는 사람 같지도 않았다.

그러다가 잉여들의 히치하이킹 같은 영화를 보거나 주변을 둘러보면 모두 다 빠이팅 넘치게 사는거다! 

근데 또 친구들을 만나면 다 나같은 상태라니?

난 너무 혼란한 시대에 태어난건가...

 

 

그래서 최근에 다시 저 영화를 한번 보면서, 문득 떠오른 것이 있었다.

예전에 무슨 연예인이 자기 친구를 보면서 안타까워한 적이 있다는 내용이었다.

게임을 잘하는 친구였는데, 친구에게 꿈이 뭔지 물어보니 피시방 사장이라고 했단다.

그래서 자기가 진지하게 친구에게 피시방 사장(따위...라는 정도의 뉘앙스였다)을 하는 것은그런 재능을 썩히는 것은 아주 안타까운 것이라고, 프로게이머를 꿈꿔보는 것이 어떠냐고 충고를 했다던가, 뭐 속으로만 삼켰다던가 그런 이야기다.

처음 들을 땐 그러게 게임을 잘하면 프로게이머를 꿈꿔볼 만 하네 했다가, 최근에는 '아니 지가 뭔데 남이 피시방 사장을 하든, 동네 과일 가게를 하든 생각하는 장래희망을 비하하는건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비단 그 연예인만이 아니라 대부분 그렇게들 생각하긴 하잖아?

공부 안하면 저렇게 산다..공부 안하면 청소부 된다.. 공부 안해서 라이더 한다..

마치 꿈을 안가지고 살면 인생 쓰레기 마냥 취급하는 그 분위기

 

저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을 내 원픽 다큐멘터리로 꼽으면서 '꿈을 좇는 청춘'에 대한 환상을 심어준다는 점에서 마냥 좋아할 수 만은 없는 이유다.

 

저들은 저들대로 대단하다.

그리고 현재 내가 있는 자리에서 살아가는 나도 그리고 모두가 있는 그대로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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