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5월 17일
대망의 자전거 여행이 시작되었다
공무원 준비생들의 열정과 끈기를 좀 받고갈까 해서 신길 바로 옆에 있는 노량진으로 달려서 컵밥을 한끼 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목표는 친구의 할머니네가 있는 인천 모래네 시장
인생 처음으로 자전거 타고 도시를 건너는 것이 무서웠고 그렇게 멀어보였다
자전거 렉에 실은 전국일주용 짐과 DIY로 만든 원터치 텐트 등껍질...(그 더운날 원터치 텐트를 닌자거북이 등껍질 마냥 번갈아가며 메고 달렸다)을 등에 업고 씬나게 달렸다
아마 누가 보면 경성에서 날아온 떠돌이 나그네 같아보이지 않았을까?
분명 우리는 세상을 하나 벗어난만큼 달렸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다시 지도를 켜서 들여다보면 달린 거리는 고작 25km, 그것도 하루종일 달렸다
(물론 우리의 컨셉은 죽자사자 자전거를 타는 것이 아니라, 전국일주의 이동수단으로 자전거를 선택한 것이니 하루에 몇km를 달려도 주눅들지 않았다!)
열심히 달려서 친구네 할머니 집에 도착했더니 웬걸, 반가움보다는 욕부터 날아오는 것이 아닌가!
분명 난 할머니와 처음보는 사이였는데, 졸지에 친구를 꼬드겨서 위험천만한 모험에 나선 쓰레기of쓰레기가 되어있었다 ㅋㅋㅋㅋㅋ(아 당연히 걱정이 담긴 욕이었다)
그리고 역시 초보는 초보였던가, 충격적이게도 우린 자전거 헬멧도 없이 밀짚모자 하나 눌러쓰고 인천까지 달린 것을 할머니의 욕 때문에 알게 되었다
식겁한 우리는 인천 자전거 가게에서 급히 싸구려 헬멧을 하나 사서 장착했다
뭐 그래도 맛난 것도 사주시고, 용돈도 주시면서 다치지만 말고 다녀오라고 응원도 잊지 않으셨다
생애 처음으로 극한 운동을 했기 때문일까
잠드는지도 모르고 잠에 빠졌다
너무 당연히 생각했어야 했지만 이때만 해도 우리는 편안한 잠자리가 첫날이 마지막이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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